오늘 점심을 먹다 문득 든 생각.
참고로 내 얘기는 아니고....친구의 얘기다.
80년대 격동의 세월속에 나나 내 친구의 대부분은
사회적 이슈 보다는 당장의 생활고에 찌들려 학교 생활을 유지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우린 라면 하나로 세끼를 때웠던 시절이다.
어떻게 세 끼를 때우냐고? 그건 뒤에 기회가 되면.....
그 시절 친구는 다방의 DJ질(?)로 그나마 연명할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인물도 별로 였고, 키도 적었고....하여간 외모에선 나보다 한참 못 미쳤는데....
어떻게 다방 DJ가 되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다방 이름은 아직도 잊지 않는다 "꽃 다방"
친구는 초저녘 타임이었고....
무더운 여름 우린 가끔 친구에게서 시원한 음료수를 얻어 마시는 행운을 기쁘게 누리곤 했다.
어떻게? 라면 하나로 세 끼를 때우면서 친구들에게 음료수를 돌릴수 있었을까?
다방 DJ는 음료수를 마음데로(?) 돌릴수 없다. 모두 본인 지출이다.
가끔 우리가 찾아가면, 친구는 멘트를 날린다.
"무더운 여름 뮤직박스속에서 차가운 음료가 그리운......" 뭐 대략 이런류의 달콤한 멘트를.....
그러면, 여성 손님들(중,고생이 대부분이었다) 이 음료수를 뮤직박스속으로 주문해 준다.
당연히 그 음료는 조금 후 우리에게 배달 되었고......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 어려움을 겪고 대학 생활을 유지하다, 끝내는 학비 조달에 실패하던 해에 군에 갔고,
그리고 복학이 아닌 사회 초년생으로 바로 건너 뛰어버렸다.
지금 그 친구는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차려서 사장질(?)을 하고 있다.
아마도 그 얼굴에 다방 DJ를 하겠다던 그 무모함과 과감성,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측면에서 난 그 녀석을 가끔 존경 하는 심정으로 바라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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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린 가끔 그 친구에게 들러서 목마름을 해소 하곤 한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젠 직원들에게 큰 소리로 주문한다.
"여기 냉수 세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