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처음으로 중국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해 보기로 했다.
물론 혼자는 말이 안 통해서 산악회 멤버와 함께…
산행지는 광동 4대산 중의 하나라는 사오관 궈웨이장(韶关 狗尾嶂)
22시 출발 예정이라 은병산에서 내려오자마자 1시간 넘게 차를 타고 이동, 저녁 먹고 간단히 산행 준비를 하고…
산악회 버스를 탔다.
36명이 탄 버스에 자리 여유는 없었고….
불편한 자리에 끼어서 4시간.

새벽 3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아무런 설명 없이 오르막을 정신없이 치고 오른다. 사진 찍을 시간도 없이….

마치 작전 차량에서 하차해서 1차 집결지로 뛰는 것처럼…

3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어느 봉우리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출을 본다.




날이 밝고, 선두 그룹과 후미가 눈에 보이니 조금 안심이 되긴 하는데…. 같이 온 동료가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이 되어 속도를 줄이고 아침 풍경을 즐겼다.
동료가 후미 그룹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어느 봉우리에서 한참을 쉬며 에너지 보충을 했다.



그런데 쉬다 보니 앞서 가던 일행도 , 후미 그룹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불안감이…
길도 모르는데…. 후미 그룹이 다른 길로 하산을 했다면…
갈등 끝에 선두 그룹을 따라 잡기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10시 정상 도착.
겨우 앞서 가던 일행의 끝을 정상에서 따라잡고 한 숨을 돌렸다.
새벽 3시부터 꼬박 7시간 만에 정상…
이후론 일행을 따라가며 조금은 여유 있는 하산길…



하산길에 여유가 생기니 여러 가지 생각이 함께 한다.
시작은 군 시절 작전 투입 분위기… 생존 훈련 느낌
코스는 공룡능선을 올라 중청-대청을 지나 지리산 세석 평전을 거쳐서 천왕봉을 올라 다시 세석으로 내려온 느낌???




야간 산행이 오랜만이어서 일까?
생각보다 짧은 코스 여서 조금 놀랐다.
새벽 3시 산행 시작, 6시 일출, 10시 정상, 2시 하산 완료.
총 11시간 산행이었다.
중국 산악회와 처음 해본 산행에서 느낀 점.
애들은 산행만 한다.
선두와 후미 관리만 한다.
(후미가 오후 6시에 하산 완료했는데 선두는 이미 12시에 하산 완료 상태였다. 가이드는 선두와 후미에만 있었다.)
중간에서는 각자 알아서 식사도 휴식도 한다.
중국어가 조금이라도 가능했으면 좀 더 재미있는 산행이었을 듯!
본의 아니게 체력적 한계점까지 오랜만에 밀어 부쳐 보았고,
덕분에 자신감도 얻었던 산행이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조난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선두 그룹 - 36명 중 7번째로 정상을 밟았다.-으로 산행을 마쳤다.
이번 산행을 같이 해준 선전 산악회 동료에게 같이 산행을 못해서 미안함도 있다.
어쩌다 보니 동료 버리고 나 혼자 가버린 꼴이 돼서….
이번 추석은 무박 2일의 산행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