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냥 모든게 귀챤고 힘들었다.
움직이기도 싫었고, 말 하는거도 싫었고, 밥먹는거도 싫었다.
몇 일을 그렇게 멍 때리고 있다가 도저히 않되겠단 생각이 들어서 움직이기 시작 했다.
토요일엔 산악회와 함께 정기 산행 다녀오고,
일요일엔 미사후에 정처 없이 걸었다.

닫혀 있는 성당에도 가고, 김치를 판다는 공지를 보고 아직 냉장고에 배추 김치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픽업 하러 남산 까지 걸어 갔다.


길을 걷고, 우연히 아는 분들을 만나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들로 시간을 보내고,
찻집을 나오다 또 성당분들을 만나고, 같이 식사를 하고…
또 걸어서 숙소 까지 돌아 왔다.
토요일 산행으로 기분이 많이 회복 되긴 했지만,
다시 떨어질까 두려웠다.
그렇게 걸어서 인지? 사람들과 어울려서 인지?
월요일 아침이 가벼웠다.
다시 몸이 말을 듣기 시작 했다.
머리도 맑아 졌다.
청명절 연휴 마지막을 혼자 숙소에서 뒹굴거리며 보낸게 패착 이었을까?
역시 사람들과 어울리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건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니까?